“이 책을 쓴 것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마음이었어요. K컬처가 세계로 뻗어가는 과정에 K컬처의 뿌리로서 한국미술의 총량이 어떻게 되고 의의가 무엇인지를 써내고 싶었습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와 ‘외국인을 위한 한국미술사’(눌와) 두 권을 동시에 출간하며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밝힌 소감이다.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교양과 상식으로 알아야 할 한국 문화유산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유 관장이 지난 40여 년간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개한 강연과 저술 활동 등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미술사’는 외국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자매 편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번역 출간도 계획 중이다.
유 관장은 “책상에 앉아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지 않고, 소파에 기대 편안히 책을 읽는 가운데 한국미술의 역사를 익힐 수 있기를 바랐다”며 “한국 역사와 지리 등에 낯선 외국인도 우리 미술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집필 동기에 대해 그는 “외국에서 한국미술에 대해 알고 싶어서 서점을 가면 한국미술사에 대한 책이 얼마 없다”면서 “한국 문화의 뿌리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알려줄 한국미술사 입문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직 관장으로 책을 내는 것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그는 문화재청장(현 국가유산청)을 역임한 뒤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7월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책은 모두 취임 전 명지대 교수 시절에 쓴 것이다. 유 관장은 “책을 마케팅한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봐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다”며 “이날 간담회 참석을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휴가를 냈다”고 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