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시장, 신흥국보다 충격에 취약

입력 2025-09-22 18:55
연합뉴스

한국 금융·외환시장이 선진국은 물론 필리핀, 말레이시아 같은 신흥국과 비교해도 대외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외환시장 심도(깊이)를 고려한 정책대응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유위험 금리평형(UIP) 프리미엄 반응계수는 2.11% 포인트로 2004~2024년 기준 8개 선진국 평균(0.41% 포인트)은 물론 9개 신흥국 평균(1.68% 포인트)보다 높았다.

UIP 프리미엄이란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 시 외국 투자자들이 자금을 빌려주면서 요구하는 추가 비용을 의미한다. 계수가 높을수록 해당국 금융·외환시장의 깊이가 얕아 외부 충격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조사 대상국 중 한국보다 유의미하게 UIP 프리미엄 상승 폭이 큰 나라는 5% 안팎의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었다.

한국처럼 시장의 깊이가 얕은 국가에서는 대외 충격으로 인한 환율 상승 영향도 더 컸다. 보고서에 따르면 심도가 얕다고 판정된 국가의 환율 상승 폭은 심도가 중간 수준인 국가보다 0.39% 포인트, 깊음으로 평가된 국가보다는 1.05% 포인트 더 컸다.

다만 한은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 내년으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한국 금융·외환시장의 심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통상 금융·외환시장의 심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를 키워야 한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