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종목 중 70%… 여전히 저평가 상태”

입력 2025-09-23 02:00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과열 우려가 나오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 대해 “메모리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는 22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비상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일 ‘주간 한국 시황’ 보고서에서 “새 정부가 장기간 지속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면서 코스피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그럼에도 시장 전체 종목의 70%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선진국 대비 51%, 신흥국보다 34%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이어 한국 기업의 배당 성향이 일부 선진국 수준인 55~60%로 오르면 주가가 35%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44.59% 오르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대비 지나치게 오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과 상반된 견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도 달라졌다. 5개월 전 ‘빙산이 다가온다’며 반도체 시장을 비관했던 모건스탠리마저 “올해 겨울은 따뜻할 것”이라며 전망을 바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D램 가격이 연말까지 조정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사라졌다”며 “클라우드 서버용 주문 급증에 힘입어 올 4분기 평균 판매가격이 현재보다 9%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메모리 제조사 중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으며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목표 주가도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올렸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7% 오른 8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조만간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을 납품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HBM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일부 해소됐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대형 기술주의 강세에 모두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상승세 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23.41포인트(0.68%) 오른 3468.65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도 3482.25까지 상승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