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어 이번엔 일본이다… 한국 게임사 글로벌 도전 가속

입력 2025-09-24 02:14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도전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게임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게임쇼 현장에서 소닉 캐릭터 코스튬 플레이를 한 게이머들 모습. 도쿄 게임쇼는 25일부터 나흘간 진행한다. 세가 제공

한국 게임사들이 이번엔 도쿄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이어 아시아 대표 전시회 ‘도쿄게임쇼(TGS)’에서도 대형 신작과 주력 지식재산권(IP)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에 대거 참가한다.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에 이어 도쿄게임쇼는 한국 게임 업계가 모바일 중심의 한계를 넘어 PC·콘솔 등 플랫폼 다변화에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가늠할 기회다. 참가 규모와 공개 콘텐츠를 보면 현지화, 피드백 확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사활을 건 노력이 읽힌다.

넥슨은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차세대 루트 슈터 ‘더 퍼스트 디센던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CBT)에서 해외 게이머들 사이 화제가 된 작품으로, 이번 현장에서는 신규 트레일러와 체험판을 통해 정식 출시를 앞둔 막바지 점검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의 본고장 일본에서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공개한다. 애니메이션 스타일 액션 RPG 장르를 표방하는 작품으로, 지난달 게임스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도쿄 무대에서 선보인다. 또한 세계관과 전투 시스템을 강조한 1인칭 슈팅(FPS) 신작 ‘신더시티’도 글로벌 게이머 앞에 선보인다.

넷마블은 올해 처음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대표 신작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스터길들이기: 스타다이브’를 50여 대 시연대로 제공하고, 영상과 무대 이벤트를 통해 공격적 홍보에 나선다.

스마일게이트는 간판 IP ‘로스트아크’와 더불어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출품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로그라이트 덱 빌딩 전투 시스템을 장착한 RPG다. ‘미래시’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관과 독특한 캐릭터 비주얼을 강조한 수집형 RPG다.

펄어비스는 액션 RPG ‘붉은사막’ 최신 빌드와 영상을 공개한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 확장작과 신작 라인업을 준비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서울·경기콘텐츠진흥원 공동관에는 마상소프트, 니블뉴런, 링게임즈, CFK 등 중소 개발사가 대거 참가했다. RPG부터 캐주얼, 모바일 슈팅까지 다양한 장르 신작을 통해 투자자·퍼블리셔와의 연결 기회를 모색한다. 전남·경남 지역관에는 블랜비, 애니에듀 등 지역 기업이, 한국콘텐츠진흥원 주도 ‘코리아 파빌리온’에는 하이퍼센트, 해긴, 블랙스톰 등이 참여해 글로벌 협업 파트너를 찾는다. 업계는 이러한 집단 참가가 한국 게임 생태계 저변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쿄게임쇼와 게임스컴은 PC·콘솔 중심의 전시회다. 이 플랫폼은 높은 개발비, 고난도의 현지화, 심화된 콘텐츠 경쟁, 높은 기술적 요구 등 난관이 있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들이 계속 도전을 이어가는 이유는 장르·플랫폼 다변화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콘솔 게이머 비중이 여전히 높은 유럽·일본 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인지도를 쌓으려는 노력은 게임사들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려면 경쟁력이 필요하다. 아직 격차가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수년 내 가시적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