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미공개작 ‘세상 밖으로’

입력 2025-09-23 01:21

영국의 유명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가 출간하지 않은 첫 소설 원고 ‘바이올렛의 삶’이 발견돼 다음 달 7일 출간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작품은 울프가 25세였던 1907년에 완성한 것으로, 그가 처음 출간한 소설 ‘출항’보다 8년 앞선다. 희극적인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놀라운 힘으로 바다 괴물과 사회적 관습을 모두 제압하는 거인 여성 ‘바이올렛’을 주인공으로 한다. 울프가 자신의 멘토로 키가 188㎝였던 바이올렛 메리 디킨슨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이 소설의 아이디어 초안만 미국 뉴욕 공립도서관에 남아 있어서 울프 전문가들은 미완성작으로 여겨 왔다. 하지만 최근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구하기 위해 영국 윌트셔 롱리트 저택을 방문한 르밀라 세샤기리 테네시대 교수가 저택의 기록 보관실에서 제본된 타자 원고를 발견하면서 완성작임이 드러났다.

울프가 이 작품을 생전에 출판하지 않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샤기리 교수는 “작품 전반에 깃든 울프의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며 “(이 소설의 발견은) 그가 우울하고 어두운 주제만 다뤘다는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