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인 L장로가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긴 세월 남다른 신실함으로 환자를 치료해 온 그는 늘 아픈 어깨를 주물렀다.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몸을 웅크리고 좁은 입안을 들여다보며 오른손을 사용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종종 발생하는 직업병이다. 그는 진료실에 들어온 모든 환자를 하나님이 보내주신 이웃으로 여기고 예수님 대하듯 치료한다. 어떤 환자든 차별 없이 친절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해 진료한다. 그의 섬세한 손을 거친 환자는 예외 없이 평생 단골이 된다. 이 때문인지 그는 몇 년 전부터 오른쪽 어깨를 들어 올리지 못할 정도로 아팠지만 참고 진료를 계속하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나는 그에게 어깨 수술 자국을 볼 때마다 바울처럼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고 고백하며 감사하라고 말했다. 그 자국은 진료실에서 만난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려고 자기 몸을 아끼지 않은 사랑의 증거이기에. 그처럼 일터에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일하다 고통당하고 있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 고통은 장차 영광스러운 흔적이 될 것이니 힘내라고.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