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라인업”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스타 총출동

입력 2025-09-22 01:11
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홍콩 배우 량자후이(양가휘·왼쪽)와 한국 배우 한효주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나란히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해외 게스트 라인업은 개막 전부터 정한석 집행위원장이 자신했던 대로 “역대 최고”였다. 특히 과거 아시아 영화 시장을 이끈 중화권과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이목을 모았다. 현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한 셈이다.

홍콩 영화 황금기를 이끌었던 배우 량자후이(양가휘)는 올해 신설된 경쟁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에 온 건 두 번째인데 작품 홍보차 방문했을 때보다 영광스럽다”며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세계 영화인들과 교류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무간도’ 등 작품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는 신작 ‘사일런트 프랜드’를 들고 3년 만에 부산을 찾는다. 오는 24일과 25일 관객과의 대화(GV)와 오픈 토크 행사에 나서 팬들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 대만 배우 수치(서기)는 연출 데뷔작 ‘소녀’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신인 감독으로서 부산을 찾았다. 대만 배우 구이룬메이(계륜미)는 개막식 레드카펫을 빛냈고, 대만 청춘스타 쉬광한(허광한)은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신작 ‘타년타일’로 국내 팬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개막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일본 인기 배우들도 다수 방문했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라스트 사무라이’ ‘인셉션’ 등의 할리우드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 와타나베 켄은 신작 ‘파이널 피스’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사카구치 켄타로도 동행했다. 두 사람은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최근 현지에서 불거진 켄타로의 스캔들 여파로 불발됐다.

인기 배우 오구리 슌은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 홍보차 참석했다.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한국 배우 한효주와 함께 야외 무대인사에도 나섰다. 신작 ‘8번 출구’에 출연한 배우 겸 인기 그룹 아라시 멤버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일본인 최초로 ‘액터스 하우스’ 행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한국어로 연기하는 작품으로 안방극장에서 뵙고 싶다”며 한국 진출 열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산영화제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영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음은 영화제를 찾은 해외 거장들의 입으로도 확인됐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라고 했고,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30년 전 방문 때 ‘아시아의 최고 영화제가 될 저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성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