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슬럼프 끝… 박성국, 7년 만의 우승에 눈물

입력 2025-09-22 01:17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7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박성국이 2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골프존 오픈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제공

박성국(37·엘앤씨바이오)이 빼어난 코스 매니지먼트를 앞세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성국은 21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1)에서 열린 골프존 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며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그는 이동환(38·팀속초아이)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 상금 2억원을 획득했다.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7년 만에 정상 복귀다.

박성국은 리랭킹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이 대회 전까지 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톱10’ 입상이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84위로 시드를 잃었다. 시드전에서도 53위에 그치면서 예선을 거치거나 상위 시드권 선수들이 불참할 때 출전했다. KPGA투어에서 리랭킹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23년 김찬우 이후 2년 만이다.

박성국이 2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골프존 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날 1번 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하고 있다. KPGA제공

우승의 원동력은 컴퓨터 아이언샷을 앞세운 노련한 경기 운영과 결정적 순간에 위력을 발휘한 퍼트였다. 이번 대회는 러프 길이가 110㎜, 페어웨이 폭은 개미허리인 20~25m로 세팅됐다. 우승을 위해서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확보하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관건이었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266야드로 부문 최하위인 박성국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독보적 플레이를 했다. 원래 파5홀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파4홀로 세팅된 10번 홀 공략이 압권이었다. 나흘간 이 홀에서 단 1타만 잃으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박성국은 2007년 데뷔 후 133경기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7년 만인 이번이 113번째 대회에서 거둔 두 번째 우승이다. 박성국은 우승 후 퀵 인터뷰에서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골프를 그만둘까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동환은 전반 9홀에서 3타를 줄였으나 후반에 1타를 잃어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2위에 올랐다.

구미(경북)=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