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지노박 (22) 간증집 ‘지노 박의 뒤바뀐 삶’ 내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입력 2025-09-23 03:06
뮤지션 지노박이 2022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지노코코쇼’에서 구독자들과 찬양으로 소통하는 모습. 리빙북스 제공

3년 전쯤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출판사 부장님이 우연히 내 간증을 듣고 감동받아 전화를 주신 것이다. “지노박 선생님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면 많은 사람이 큰 위로와 도전을 받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세상에 내 삶을 드러내는 일이 두렵고 부담스러워 선뜻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내 연약함을 통해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시겠다는 확신을 주셨다. 결정을 내리고 1년 넘게 준비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2023년 책 ‘지노박의 뒤바뀐 삶’(리빙북스)이 세상에 나왔다.

지노박이 출판사 리빙북스를 통해 2023년 출간한 간증집 ‘지노박의 뒤바뀐 삶’ 책 표지. 리빙북스 제공

책이 세상에 공개된 후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이어졌다. 독자들로부터 눈물 섞인 감사 인사를 전달받고 교회와 기관에서 찬양 집회와 강연 요청이 쏟아졌다. 마약 중독 강연 초청도 모든 곳을 다 갈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간증을 통해 알려져 아무런 인맥도 없던 나를 몽골·일본·미국 정부 기관이 공식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뮤직스쿨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현지 음악인들과 교류했고 공연 규모도 점점 커졌다. 이어 빌게이츠 재단, 세계 비즈니스 포럼 등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까지 열렸다. 캄보디아에서는 문화부 장관과 형제를 맺고 관료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고, 필리핀 로드리게스 시장의 초청으로 시 전역을 돌며 연주했다. 네팔에서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지금은 카트만두의 NKIC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차세대 지도자들을 세우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버려지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특별한 마음이 있었다. 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고 도전할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기꺼이 여러 나라를 오가며 연주한다. 중국 베이징 이스라엘 공관에서 열린 공연은 삶의 전환점이 됐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마지막 곡으로 ‘Bridge over Troubled Water(시련의 물 위를 건너는 다리)’를 부르고 인사를 마치자 한 신사가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You are something special, I love you(당신은 아주 특별해요, 사랑합니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 순간 내 마음에도 뜨거운 눈물이 솟구쳤다. 하나님께서 나 같은 사람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계심을 느꼈고 앞으로의 시간을 ‘행복을 이어주는 다리(A Bridge to Happiness)’로 살겠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

여전히 그때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다. 매일 새롭고 예측할 수 없는 만남과 상황이 이어진다. 언젠가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변화된 네 삶을 내 눈으로 보면서도.” 나 역시 놀란다. 절망 속에서 죽은 사람과 같았던 내가 이렇게 살아 숨 쉬며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길을 열어주신 분은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이다. 내 삶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시 빚으신 삶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열방 가운데 기쁨과 소망을 전하고 더 겸손히, 더 성숙한 음악으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노래한다.

정리=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