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매기 강(사진) 감독이 생애 처음 참석한 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연일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스로 “아이돌이 된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가 등장하는 곳마다 환호가 쏟아졌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강 감독은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케데헌’ 오픈 토크에서 “한국인으로서 미국 할리우드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한국 문화가 담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나오지 않았다”며 “아이돌과 영화 등 우리 문화가 미국에서 유명해지면서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지난 17일 개막식 참석 이후 5일째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18일에는 부산영화제와 패션지가 공동 개최한 ‘2025 마리끌레르 아시아스타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앞으로 만들어 갈 작품에 대한 격려와 지지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최초로 열린 ‘케데헌’ 싱어롱 상영회에도 직접 참석했다. 전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 무대에 오르자 수백 명의 관객은 힘찬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강 감독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건 처음인데 아이돌이 된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한 어린이 관객이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강 감독은 이날 오픈 토크에서 “어린 친구들로부터 받는 피드백이 가장 인상 깊다”며 “내가 어릴 때 디즈니 공주를 보며 자랐는데, 지금 누군가에겐 헌트릭스가 그런 존재인 거 같다.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이 기쁘다”고 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 ‘살인의 추억’ 등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K팝과 퇴마를 엮은 ‘케데헌’을 통해 “누구나 약점을 안고 살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