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고 웃는 영부인 ‘귀걸이 정치학’

입력 2025-09-21 18:56

올해로 28주년을 맞은 ‘2025 사랑의친구들 바자’에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귀걸이 한 쌍을 기증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 참석할 때 실착한 귀걸이다(사진). 20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바자의 하이라이트는 김 여사를 비롯한 사회 유명 인사의 기증품 경매 행사였다. 시작가 50만원의 귀걸이는 경쟁이 붙어 최종 낙찰가 75만원을 부른 한 여성 중소기업인에게 돌아갔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사랑의친구들 바자와 인연을 맺고 봉사에 참여하거나 기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단법인 사랑의친구들이 주최하는 바자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가 “배고픈 어린이는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시작했다. 이 여사가 생전 매년 행사에 참석할 만큼 애정을 쏟았다. 이날 바자에는 1970년대부터 남편 옥바라지를 하며 서예로 마음을 다스린 이 여사의 성경 말씀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사 60:1) 붓글씨도 경매품으로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행사다. 운영위원장을 우원식 국회의장 부인 신경혜 여사가 2년째 맡고 있는데, 이날 바자에 우 의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친필 사인이 담긴 넥타이를 기증하고 판매원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우상호 정무수석이 명품 넥타이 2개를 기증했고 현장에는 우 수석 부인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안중근·이봉창 의사 도자기를, 사랑의친구들 이사를 맡고 있는 강경화 주미대사 내정자는 순은 포크 세트 등을 경매품으로 각각 기증했다.

바자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공교롭게 김 여사가 기증한 물품 ‘귀걸이’를 둘러싼 뒷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직전 윤석열정부 영부인의 처지와 대조를 이뤄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00만원 상당의 명품 주얼리 ‘그라프’ 귀걸이를 포함한 고가 장신구를 받고 매관매직한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