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물’의 대가 델 토로 “불완전한 존재에 매력 느껴”

입력 2025-09-22 01:12
사진=연합뉴스

“TV를 보면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들만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 않죠. 괴수는 ‘완벽하지 않음’의 성자와 같습니다. 그것이 제가 괴수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괴수물의 대가인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61·사진) 감독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불완전한 존재를 다루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연출 데뷔작 ‘크로노스’(1993)와 ‘헬보이’(2004),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2022),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언급하며 “불완전과 용서에 관한 주제를 매번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텔링해 왔다. 우리는 이분법적인 세상 가운데 있으며, 그런 불완전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이 기괴한 연구 끝에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이번 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델 토로 감독은 “부산영화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다. 이곳의 아름다움과 영화제 규모, 관객의 취향과 수준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영화를 사랑한다고 했다. 그는 ‘살인의 추억’ ‘괴물’ ‘악마를 보았다’ ‘부산행’ 등을 거론하며 “한국영화엔 다른 나라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개성이 있다. 에너지와 힘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델 토로 감독은 칸영화제 비평가상 수상작 ‘크로노스’부터 ‘판의 미로’(2006) ‘퍼시픽 림’(2013) ‘크림슨 피크’(2015) 등을 연출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을 거머쥐었다.

델 토로 감독은 “내 작품들이 나의 일대기”라며 “영화를 만드느라 인생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사는 고통을 겪지만, 그걸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