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 개발에 BP 등 복수 석유 메이저 입찰

입력 2025-09-22 00:21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복수의 해외 석유 메이저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해 심해 가스전 7개 중 가장 유력하다고 평가됐던 대왕고래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지만, 나머지 6개 유망구조 등에 해외 메이저가 시추 의지를 내비치면서 향후 개발 사업이 명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9일 마감된 ‘동해 해상광구 투자유치 입찰’ 결과에서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 3월부터 울릉분지 내 4개 해저 광구 약 2만58㎢를 대상으로 석유·가스 개발 사업을 추진할 업체를 모집했다. 당초 지난 6월 마감 예정이었지만 해외 투자사 요청에 따라 입찰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이번 입찰에는 영국계 석유 메이저인 BP 등 2개 이상의 해외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입찰 참여 업체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며 “향후 투자유치 자문사를 통해 입찰 평가 및 입찰 제안서를 검토하고 적합한 투자사가 있으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거쳐 석유공사와 최종 조광권 계약을 체결한 해외 투자사는 지분 투자(최대 49%)와 함께 2차 시추 탐사 전 과정에 참여할 전망이다.

다만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동해 8광구 및 6-1광구 일대)는 추가 탐사 계획이 없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2월까지 대왕고래 구조에서 첫 탐사시추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6개월간 시추에서 취득한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가스 포화도가 약 6% 수준으로 예상치(50~70%)보다 크게 낮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추가 탐사는 추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은 석유공사와 해외 투자사 간의 합작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탐사 비용은 석유공사 자체 재원과 해외 투자금으로 조달하고 개발 성공 시 최소 51% 지분을 가진 석유공사가 과반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대왕고래 구조 등 동해 시추 탐사를 위한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대신 남해 해역 자원개발 예산을 크게 늘린 상태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