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굴종적 사고”라고 밝혔다. 방미 직전 나온 메시지에 미국 혹은 북한을 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평소 국방 관련 신념일 뿐 대외 메시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다”며 “인구 문제는 심각하고 당장 병력 자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비병력 절대 숫자 비교만으로 우리의 국방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군은 북한보다 상비군 숫자는 적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지금도 훈련 중이며 즉시 전투에 투입 가능한 예비 병력이 260만명”이라며 “감지·판단·조준·사격이 자유로운 인공지능(AI) 전투 로봇, 무장 자율 드론, 초정밀 공격 방어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 무기체계를 갖춘 50명이면 100명 아니라 수천·수만의 적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1년 국방비가 북한 국가 총생산의 약 1.4배이고, 세계 군사력 5위를 자랑하며, 경제력은 북한의 수십 배에 이르고 인구는 2배가 넘는다”며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자 방위산업 강국”이라고 썼다. 또 인류가 평화와 공존의 시기를 지나 저성장과 양극화 속 대결과 대규모 무력 충돌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강력한 자율적 자주국방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통상 압력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한 협상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구 감소가 국방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응하는 차원의 메시지일 뿐 미국이나 북한 등을 향한 외교적 메시지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