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문 이틀 만에… 대기업 청년 채용 러시

입력 2025-09-19 02:06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18일 일제히 채용 문을 활짝 열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 요청’에 삼성이 가장 먼저 응답했고 곧이어 다른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해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에서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AI 분야 등에 집중해 채용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채용 연계형 인턴제도, 기술인재 채용 등으로 채용 인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연말까지 상반기 채용 규모와 맞먹는 4000여명을 추가 채용해 올해 채용 규모를 총 8000여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SK가 중점 추진 중인 AI, 반도체, 디지털전환(DT)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이공계 인재 위주로 뽑을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인재 채용과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해 AI 등의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7200명을 신규 채용하고 내년엔 1만명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채용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청년 인턴십도 대폭 넓힌다. 현재 400여명 수준인 그룹 계열사 인턴십 프로그램을 내년엔 80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우수 인재는 적극 채용할 방침이다.

LG그룹은 3년간 1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으로 이중 신입 채용은 7000명 수준이다. 포스코는 올해 채용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400명 늘려 3000명으로 확대하고 앞으로 5년간 1만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올해 하반기 방산 우주 조선 해양 등 전략사업에서 총 3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상반기(2100여명)보다 1400여명 늘어난 수준이다. HD현대는 올해 1500여명을 포함해 2029년까지 1만여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릴레이 고용 확대 발표는 이 대통령이 기업을 향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달라고 주문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주가 ‘청년 주간’임을 언급하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정부뿐 아니라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청년 신규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도 국가도 기업도 모두 윈윈하는 경제성장의 새 물꼬를 트자는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통해 AI, 반도체,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채용 확대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의미도 있지만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선제적인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지혜 김민영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