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최고라더니… 중국산 무선청소기 스펙 뻥튀기

입력 2025-09-19 00:17

‘대륙의 실수’라 불리다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대륙의 실력’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샤오미·로보락 등 중국산 무선청소기 흡입력이 광고·표시와 실제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무선청소기 대부분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산 대비 4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흡입력 표시를 와트(W)로 적지 않아 실제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시중에 유통 중인 무선청소기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최대흡입력을 시험평가한 결과 중국산 제품 6개는 표시와 실제 흡입력이 다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 아이닉, 아이룸, 다이슨, 샤오미, 디베아, 드리미, 로보락, 틴도우 제품이 조사 대상이었다.

중국산 제품은 흡입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파스칼(Pa) 단위의 진공도만 표시했다. 이를 W로 받아들이면 1만8000~4만5000W의 흡입력이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최대흡입력을 확인한 결과 삼성전자·LG전자·다이슨 등 3종은 최대흡입력이 제품에 표시한 대로 280W 이상을 충족했다. 그러나 중국산 6종은 최대흡입력이 58~160W에 그쳤다. 인기 브랜드인 로보락은 72W, 샤오미 제품은 82로 국산 제품의 4분의 1~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원은 “(중국산 제품에 표시된)진공도는 흡입력을 이루는 1개 요소다. 공기 유량은 없고 제품 내부 압력 상태만을 나타내는 물리량”이라며 “흡입력 단위로 파스칼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무선청소기의 성능 표시 단위가 제각각인 것은 무선청소기 성능시험(최대흡입력)에 대한 KS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선청소기는 KS가 있고, 효율관리기자재 대상 품목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유선청소기가 무선청소기로 빠르게 대체되는 상황인데도 기준이 없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무선 청소기의 핵심 성능인 흡입력을 통일된 단위인 W로 확인·비교할 수 있도록 내년 초까지 국제표준(IEC)이 반영된 KS 제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무선 청소기 8개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흡입력 수치와 단위 표시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기를 권고했다. 소비자원은 또 한국에너지공단에 무선 청소기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청소 성능 등 의무 표시 지정 검토를 요청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