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킹메이커’ 아소·기시다에 후보들 러브콜

입력 2025-09-18 18:50 수정 2025-09-18 18:55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소 다로·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킹 메이커’로 부상했다. 선거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이들 거물급 중진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당권 주자들은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아소·기시다 전 총리의 지지 표명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며 “당내 유일의 파벌인 ‘아소파’ 의원 43명을 거느린 아소와 직전(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지지해 역전승을 이끈 기시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소파는 2023년 말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당내 파벌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존속을 택했다. 당시 ‘기시다파’도 해산됐지만 소속 의원 37명 중 상당수는 지금도 기시다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현역 의원과 당원의 표결을 합산(의원 표와 당원 표 비중은 1대 1)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를 가려내지 못하면 상위 2명을 놓고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에서 의원은 그대로 1표를 행사하지만 당원 투표는 47개 도도부현 대표가 1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따라서 의원들의 의중이 매우 중요해진다. 전체 의원 중 14.5%를 차지하는 아소파와 13%에 달하는 옛 기시다파가 결선에서 지지하는 후보는 승리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5명으로 압축된 당권 주자들은 아소와 기시다에게 접근해 구애하고 있다. 유력 주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국회에서 아소를 만난 직후 출마를 선언했다. 다카이치는 지난해 9월 선거에서 아소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과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아소를 찾아갔다. 기시다는 지난 8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11일에는 다카이치를 만났다.

다카이치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의 진영에는 아소파 소속 일부 의원이 활동 중이며 기시다 내각의 부장관 출신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다만 아소와 기시다는 아직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아소와 기시다는 후보들의 정책 및 정세를 살피며 최종 대응을 판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