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만나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표현을 이제는 ‘국장 복귀는 지능순’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과 불공정 공시 근절, 상법 개정을 통한 의사결정 합리화, 남북 긴장 완화 등을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국정과 경제 지휘봉을 쥐고 실제 일을 하다 보니 증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이나 불공정 공시를 근절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는데, 상당 부분 진척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가계자산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국민이 주식시장을 유효한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말했다.
오찬에서는 이재명정부 출범 후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른 배경에 대한 분석과 함께 ‘코스피 5000시대’를 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센터장들이 각각 규제 완화, 배당 확대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내놨고, 이 대통령은 각 방안의 효과에 대해 참모들에게 별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건전화 및 활성화와 합리적 정책이 지속해서 맞물려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지난 5월부터 투자했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6.4%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총 1억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국장 투자의 매력을 높여 부동산 자금의 주식 이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해외순방 시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국내 증시를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방한 중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평화 배당’ 개념에 공감을 표했다(사진).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정의, 평화는 이상적 가치가 아니라 국민에게 현실적 이익이 되는 문제”라며 “앞으로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아테네가 아닌 서울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현재 전 세계가 정치적 혼란도 많이 겪고, 특히 극우의 발호 때문에 사회적 안전성도 저해되고 있다”고 진단하자 샌델 교수는 “한반도 평화는 민주주의 강화와 주변국들의 양극화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