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전 회원국 정상 참석 기대… 평화·번영 분기점 될 것”

입력 2025-09-22 02:06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주에 마련한 ‘APEC 도지사실’에서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이 지사는 행사 주요 시설이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주의 글로벌 문화도시 도약, 한류의 본고장 경북 홍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문화 위상을 제고하고, 세계의 화합·통합의 장을 만들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제공

세계 최대 지역경제협력체 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전 세계 GDP의 62.2%, 총 교역량의 50.1%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대 강국과 태평양 연안 21개 국가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여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일보는 최대의 국제행사를 치르기 위해 경주에 ‘APEC 도지사실’을 열고 현장에서 직접 업무를 챙기고 있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21일 만나 준비상황과 진행계획을 들었다.

-이번 APEC은 어떤 의미를 갖나.

“20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회의를 넘어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상과 문화,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주는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도시며 오천 년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의 본고장이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경북도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자부심이 가득하다. 한류의 중심이며 새마을 운동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국가 번영의 초석을 다졌고 구미 전자·포항 제철 산업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이제 APEC 정상회의에서 문화, 경제 발전상을 선보여 ‘낙동강의 기적’을 이뤄내겠다.”

-행사는 어떤 분위기와 방식으로 열리게 되나.

“이번 APEC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다.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의 참석이 경주 APEC의 성패를 가를 것이기 때문에 외교역량을 총 동원해야 한다. 중국은 2026년도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 참석 가능성이 높고, 미국도 이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 외교가에 따르면 두 정상의 참석은 사실상 결정된 분위기다. 정상회의가 열릴 때면 우크라이나·러시아 등의 전쟁도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대 강국 등 21개 회원국 정상이 모두 참석해 한반도를 비롯한 21세기 신냉전 시대를 종식하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세계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번 APEC은 지방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류열풍이 부는 시기에 천년고도인 경주가 ‘세계 속의 경주’로 한층 도약해 세계와 소통하고 10대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

-경북의 문화파워를 보여줄 독창적 아이디어는.

“경주가 한국 문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제2한류 열풍을 일으킬 문화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문화자원에 첨단기술을 더해 세계인에게 감동을 줄 3대 문화 빅이벤트로 K-팝 페스타, 보문 멀티미디어아트쇼, 월정교 한복패션쇼를 준비 중이다. K-팝 페스타는 경주의 역사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동부사적지대에 공연무대를 마련하고 K-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APEC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국민적 참여를 모을 예정이다. ‘낮보다 아름다운 경주의 밤’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보문호 및 보문단지의 밤을 빛으로 수놓을 보문멀티미디어쇼도 선보일 예정이다. 월정교에서는 ‘우리 한복, 내일을 날다’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한복의 멋을 알리는 한복패션쇼가 열린다. 신라왕복, APEC 기념 한복, AI 한복 등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다양한 형태의 한복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APEC 효과로서의 경주의 꿈과 비전은.

“경주는 천년을 가지고 온 역사와 문화만으로도 세계인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다. APEC이 경주의 매력을 알리는 기회였다면 이를 잘 포장해서 세계에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APEC 행사 개최를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만들어 가기 위해 기념관 건립 등 하드웨어적 유산을 남겨야 한다. 이와 함께 경북도와 경주의 경제적 가능성과 문화의 힘을 지속적으로 세계에 알려 나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포스트 APEC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열리는 ‘경주포럼’에 세계평화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경주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고 문화의 중요성을 알려나가는 세계적 포럼으로 키워 나간다면 ‘다보스=경제’라는 등식처럼 ‘경주=평화·문화’라는 인식을 세계에 알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APEC,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APEC을 유치했을 당시, ‘인구 25만의 지방 작은 소도시가 APEC을 잘 치러낼 수 있을까?’라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우려 섞인 시선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APEC 유치 열흘도 되지 않아 준비TF를 구성하고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 속에서도 경북도와 경주시는 하루도 쉬지 않고 노력해 현재 정상회의장 등 주요 인프라 시설은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가장 우려했던 정상급 숙소 PRS는 부산보다 많은 35개를 확보하고 리모델링을 거의 마쳤다.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새 정부 관계자들도 현장을 보고 준비상황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중앙부처, 국회 APEC 특위,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함께 협력하고 있는 만큼 성공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키고 모두가 동참하는 화합과 통합의 APEC으로 만들겠다. APEC 성공의 핵심은 미·일·중·러를 포함한 21개국 정상들과 세계적인 기업 CEO들의 참석에 달려 있다. 정부와 국회, 지방, 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인다면 가장 많은 정상과 기업인이 참석하는 최고의 무대가 펼쳐지리라 확신한다.”

경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