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사역자가 전하는 따뜻한 응원

입력 2025-09-19 03:06

2011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해 학부생 전도사로 청소년 사역을 시작했다. 신학적 깊이도, 목회 경험도 전무하던 시절이다. 이때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선배 전도사들의 사역 자료였다. 멋지게 사역하는 선배들을 찾아가 무용담을 듣고 이들이 성공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현장에 적용한 기억이 생생하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으나 돌아보면 ‘누군가가 이걸 체계적으로 정리했더라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현재, 청소년 사역자 환경은 어떻게 변했을까. 맞춤형 사역 도구로 등장한 인공지능 비서가 설교와 행사 기획을 돕는 시대다. 굳이 선배를 찾아가 내공을 전수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인터넷에는 수많은 자료가 있다. 그러나 왜 이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료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검증된 책의 가치는 더욱 빛나는 법이다. ‘청소년 교사를 부탁해’ 등의 책을 펴낸 저자는 분명 믿을 수 있는 청소년 사역자다. 신뢰할 수 있는 선배 사역자의 검증된 내공이 담긴 셈이다. 2021년 첫 출간 이후 개정판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현장성이 뛰어나고 저자가 부지런하다는 증거다.

이 책에선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실패담을 공개하며 ‘우리는 왜 청소년 사역을 하는가’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스스로 점검토록 이끈다.

청소년의 삶에 깊이 침투해 이들과 함께 살아낸 저자의 시대적 통찰도 담겼다. 내 교회와 사역지에 맞는 사역을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하며 진행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선배 청소년 사역자로서 저자가 전하는 따뜻한 응원이다. 청소년 사역은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님을 다시금 깨달았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교회 안팎에서 청소년을 만나며 사역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혹은 왜 해야 하는지 의심에 빠질 때가 적잖다. 이런 가운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열심을 낼 용기를 얻었다. 나름 오랜 기간 청소년 사역을 해온 내 마음도 이렇게 울리는데, 이제 막 청소년 사역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더 큰 힘과 도움이 될까. 교회를 떠나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이때, 청소년 사역자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구선우 작가('다음세대입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