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시계처럼 맞아 돌아가는 마을에 사는 아비. 요즘 들어서 하는 일마다 모두 엉망이 된다. 아비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면 엉망이 될 일도 없을 테니까.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숲으로 현장 학습을 떠난다. 다들 물놀이에 빠져 있지만 아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아비에게 다가온 선생님의 제안으로 돌탑을 쌓지만 역시 아비 차례에 무너져 내린다. 속이 상한 아비는 숲으로 뛰어 들어간다. 홀로 남은 아비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잘 곳도 혼자 마련하고 먹을 것도 찾고 친구들에게 돌아갈 방법도 궁리한다.
물론 실패의 연속이다. 그때 다가온 곰이 하는 말.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면 그만이야.” 작가는 “인생을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 준, 실수와 실패의 나날들에 책을 바친다”고 말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