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시진핑 APEC 참석 의사 확실”… 왕이 외교부장도 다음 달 방한 추진

입력 2025-09-17 18:42 수정 2025-09-17 23:57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10월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고, 양국 간 갈등 현안 조율에 나섰다. 양국 간에는 반중 정서와 북핵 문제, 서해 해상 구조물, 미국발 관세 압박에 따른 경제 현안 조율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쌓여 있는 상태다. 외교부는 조 장관 방문을 계기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양국 우호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 부장과 회담에서 “시 주석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오고 한국 방문도 함께 하면서 한국의 새 정부와 중국 정부 간 관계 발전을 이뤄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확답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라”며 “우리는 자주 다니고 많이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원칙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22년 태국, 2023년 미국, 지난해 페루에서 열린 APEC에도 모두 참석했다. 우리 정부도 시 주석의 방한에 무게를 두고 행사를 준비 중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시 주석이) 오는 것으로 보고 그것을 전제로 (APEC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무단 설치 구조물, 한국 내 반중 시위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은 시 주석 방한 전 풀어야 할 숙제다. 조 장관은 관련 문제에 관해서도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가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 분명히 밝히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서해 해상 구조물 문제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한 관련 사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조 장관은 “얼마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했기 때문에 그에 관한 얘기도 듣는 등 북한 문제에 대해 한·중 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중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빠졌던 것과 관련해서도 “건설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 방중 이후 왕 부장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시 주석 방한 전까지 한·중 관계 다지기에 나설 방침이다. 조 장관은 “왕이 부장이 10월 중 방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