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차부품’ 추가관세 수순… 한국수출 비상

입력 2025-09-17 19:00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절차에 돌입해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해 만든 파생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추가할 품목에 대한 의견을 자국 업계에서 수렴하고 있다. 상무부는 오는 29일까지 의견 수렴을 마치고 60일 이내에 관세 부과 대상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과 이를 원재료로 생산한 파생 제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상무부는 지난 6월 냉장고·건조기·세탁기 등에도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비율에 따라 50% 관세를 부과키로 한 바 있다.

상무부는 자국 제조사 및 협회를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 25% 관세’ 부과 대상을 추가 요청하는 절차도 관보에 안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3일부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당시 확정한 자동차부품 외에도 국가안보 차원에서 추가 관세를 통해 보호할 품목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에 나선 것이다. 상무부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의견을 수렴하고 60일 내 관세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멕시코까지 최대 50% 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으면서 북미시장 생산 거점으로 멕시코를 활용해온 국내 기업들의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4일 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한국·중국 등에 현재 0~35% 수준인 자동차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의 수입 관세율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지역 최대 교역국이다. 기아·삼성전자·LG전자 등은 멕시코 현지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위한 철강판 및 부품 등을 한국에서 조달하는 만큼 고율관세 시 관련업계의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현지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업계, 공관 등과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