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츠는 독일 작센주에 있는 중세 고딕 양식의 성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가장 골치 아픈 포로들을 가두는 ‘특별한’ 수용소로 활용했다. 나치 치하 포로수용소 가운데 가장 탈출 시도가 많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매혹적으로 풀어내는 작가로 명성을 얻은 벤 매킨타이어는 ‘영국 장교들의 탈출 영웅담’이 아닌 콜디츠 속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를 역동적으로 재구성한다. 수감자들의 일기와 편지, 인터뷰와 함께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콜디츠의 이면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콜디츠는 계급과 신분 그리고 정치적 성향이 맞붙어 치열하게 부딪히는, 그 자체가 하나의 사회였다. 연극과 음악회가 열리는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골적인 성과 계급 차별, 인종 차별도 공존했다. 탈출을 함께 시도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당연히 배신자도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의 알맹이는 바로 이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양편의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과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극적이고 힘겨운 상황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리고 나라면,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