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휠체어 이용자나 시·청각 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키오스크(사진)’를 개발했다. 2023년 나온 1세대 키오스크가 큰 글씨와 선명한 화면을 강조했다면, 이번 제품은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음성 안내와 대화형 AI 솔루션까지 탑재하는 등 편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선했다. 미국 접근성 컨설팅 전문기업 ‘테크 포 올’(TFA)과 협력해 미국 시장에서 먼저 선을 보인 뒤 올해 안에 국내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장애인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고민했다고 한다. 휠체어 이용으로 눈높이가 낮아진 이들도 편리하게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고휘도 저반사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조명 높이나 각도에 따라 발생하는 빛 반사에 방해받지 않고 화면 속 정보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접근성을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키오스크 전용 화면 읽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소근육 운동 능력 장애로 화면 조작이 어려운 이들 역시 고급 음성인식 기능과 자연어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미국 장애인법(ADA) 제정 35주년에 맞춰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이 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ADA는 키오스크 제작 시 물리적 접근성은 물론,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보조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TFA의 접근성 디렉터 마이클 오헤어는 “LG전자의 2세대 키오스크는 실제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해 나온 제품으로 ADA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내년 1월 디지털포용법 시행을 앞두고 ‘배리어 프리’(Barrier-free·무장애) 키오스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법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차별받지 않고 IT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 시행 이후로는 키오스크 설치·운영자에 더해 제조 임대자도 의무적으로 디지털취약계층에게 제품 이용 편의를 지원해야 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