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완전 장악을 목표로 지상작전에 돌입하면서 주민들의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돌입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으로 지목한 가자시티에 탱크와 전투기, 군함을 동원해 도심 외곽에서 중심부로 진격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밤새 폭격을 견딘 주민들은 매트리스 등 짐을 챙겨 피란길에 올랐다. 남쪽으로 향하는 해안도로는 차량들로 꽉 막혔다. 한 피란민은 “종일 머리 위로 폭발음이 들려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너무나 두렵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지금까지 가자시티 인구 100만명 중 약 40%가 도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또 가자시티에 잔존하는 하마스 대원을 2000~3000명으로 추산했다. CNN은 “이는 도시 전체 인구의 1%에도 못 미치는 숫자”라며 “이들이 민간인 피란 행렬에 섞여 빠져나갈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아 위험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인질 한 명의 머리카락이라도 해친다면 우리는 그들이 죽을 때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마스가 인질들을 땅굴에서 끌어내 전선에 세운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삼는다면 (하마스는)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며 말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