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커크 암살범 사형 구형키로… 왜 죽였냐 묻자 “그의 증오에 질렸다”

입력 2025-09-18 02:03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보수주의 활동가 찰리 커크를 살해한 용의자에 대해 16일(현지시간) 미국 검찰이 사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은 사건 전후 친구·가족과 나눈 대화에서 “커크가 증오를 퍼트린다”며 그를 제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유타 카운티 검찰은 이날 로빈슨을 ‘가중살인’(aggravated murder) 등 7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제프 그레이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사형 구형 의향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며 검사로서 입수 가능한 증거와 사건 경위, 범죄의 성격만을 근거로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아쇠와 소총의 다른 부품, 여러 탄피에서 피고인과 일치하는 DNA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레이 검사는 “로빈슨은 집에서 부모와 대화하던 중 자신이 커크를 쏜 것을 암시하며 ‘감옥에 갈 수 없다’ ‘그냥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공소장 등에 따르면 로빈슨은 범행 동기에 대해 질문받자 “세상에 악이 너무 많고 그 남자(커크)가 증오를 너무 퍼트린다”고 답했다.

로빈슨은 지난 10일 유타밸리대에서 커크를 총으로 쏴 살해한 뒤 룸메이트에게 자신이 키보드 밑에 남긴 메모를 찾아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모는 “커크를 제거할 기회가 생겼고 난 그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확인한 룸메이트가 “네가 그걸 한 건 아니지?”라고 묻자 로빈슨은 “내가 했어. 미안”이라고 답했다. 로빈슨은 범행 이유를 묻는 룸메이트에게 “그(커크)의 증오에 질렸다. 어떤 증오는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답했다.

로빈슨은 이 계획이 얼마나 오래됐느냐는 룸메이트의 질문엔 “일주일 좀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감 중인 로빈슨은 이날 법원에 화상으로 출석(사진)했다. 로빈슨은 자살 방지를 위한 특수 의복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