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검독수리 번식둥지 77년 만에 국내서 발견

입력 2025-09-18 01:22
환경부 제공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검독수리(사진)의 번식 둥지가 국내에서 77년 만에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해 7월 한라산 북쪽에서 어린 검독수리가 구조된 사건과 주민 목격을 계기로 최근까지 조사를 벌여 한라산 북쪽 절벽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의 검독수리 둥지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생태원 연구진은 지난 5월 둥지에 검독수리 한 쌍과 새끼 한 마리가 있는 모습을 망원렌즈를 활용, 약 200m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했다. 검독수리 가족은 지난 7월 둥지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독수리는 넓은 구역에 여러 둥지를 놓고 활용하지만 번식지는 잘 바꾸지 않는다. 이에 생태원은 앞으로도 검독수리가 이번에 발견된 둥지에서 번식할 것으로 예상한다. 검독수리가 번식한 둥지와 새끼가 함께 발견되기는 1948년 4월 미군 장교가 경기 남양주시 예봉산과 천마산에서 확인한 뒤 처음이다. 이번에 관찰된 검독수리 성체는 6세 이상으로 추정됐다. 새끼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독수리는 날개를 완전히 폈을 때 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맹금류다.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에 서식하며 국내에서는 겨울철 산과 습지 주변에서 드물게 관찰돼왔다. 검독수리는 1973년 천연기념물, 2012년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