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중앙에 자리한 청양군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간직한 ‘충남의 알프스’다. 부드러운 산세와 맑은 물이 어우러져 한적한 휴식을 선사하고 지역 고유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명소들을 지니고 있다.
청양 관광의 중심은 칠갑산(七甲山·해발 561m)이다. 청양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대치면과 정산면 등에 걸쳐 있다.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칠갑산은 바위를 찾아보기 힘든 육산이다. 어떤 산행 코스를 선택하든 2~3시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명칭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 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산줄기가 일곱 군데로 뻗어 있다. 금강의 상류인 지천천(之川川)과 잉화천(仍火川)을 보고 일곱 군데의 명당자리가 있다고 해 이름을 얻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삼국시대 시가(詩歌) 가운데 ‘도솔가’에 ‘칠악산(漆嶽山)’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이것이 칠갑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부여가 백제의 수도가 된 뒤 이 산에서 제천행사를 하면서 칠갑산으로 불리게 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칠갑산은 두 개의 큰 저수지를 품고 있다. 동쪽 기슭에는 출렁다리로 유명한 천장호가, 서쪽엔 칠갑호가 있다.
대치면 광대리에 있는 칠갑호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저수지로, 제방 길이 250m, 높이 32.4m, 최고 수심 4m 규모다. 호수 건너편에는 청양군의 군조(郡鳥)인 원앙 한 쌍의 대형 조형물이 반긴다.
이곳에 새로운 관광지가 오는 11월 문을 연다. ‘칠갑타워·스카이워크’다. 당초 9월 16일 개장 예정이었으나 일부 시설의 공사 지연으로 연기됐다. 칠갑타워는 6층 규모 건물로 이미 들어섰다. 스카이워크 출렁다리의 입구이자 휴게존과 미디어 영상 연출 공간을 특화한 관람형 체험시설물로 꾸며졌다. 옥상에는 전망대도 마련됐다. 낮에는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절경을, 밤에는 조명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칠갑타워에서 102m 길이의 출렁다리를 지나면 스카이워크다. 57m 높이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오르면 칠갑호 일대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 설치된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600m 길이의 수상 부잔교로 이어진다.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부잔교를 통해 호수 건너 주변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다. 칠갑타워 인근에는 목재문화자연사체험관, 칠갑산자연휴양림 등이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에 좋다.
칠갑산의 울창한 숲 안에 1996년 자리잡은 자연휴양림은 물과 산이 어우러진 힐링 명소다. 70ha 천연림의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숙박시설, 야영장, 물놀이장, 자연학습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1979년 담수를 시작한 정산면의 천장호는 청양명승 10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칠갑산 냉천골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호수다.
이곳은 2009년 준공된 길이 207m, 높이 24m, 폭 1.5m 규모의 출렁다리로 유명하다. 개통 당시 국내 최대 길이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이타현 고공 현수교(길이 370m)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를 자랑했다.
청양군의 대표 농·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가 16m 높이로 교각을 이루고 다리 중간 바닥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그 구멍으로 내려다보면 천장호 쪽빛 물결이 바람에 일렁인다. 특히 중간 부근을 지날 때 상하좌우 흔들림이 짜릿함을 안겨 준다. 다리 건너편에는 칠갑산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 호랑이와 용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칠갑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있다.
칠갑산 정상 인근에는 2009년 개관한 칠갑산 천문대 ‘스타파크’가 있다. 일반인을 위한 천문우주 테마과학관으로, 우주의 신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주관측실의 굴절망원경을 통해 태양흑점을 관찰하고, 밤에는 보조관측실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청양은 구기자의 고장이다. 오는 19~21일 청양읍 백세건강공원 일원에서 제26회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체험과 요리 경연대회, 전국 청양가요제, K팝 경연대회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무료다.
청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