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 합병… 글로벌 톱 10 도전장

입력 2025-09-17 00:19

국내 대표 건설장비 업체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한다. 양 사는 내년 덩치를 키워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 ‘HD건설기계’를 통해 업계의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16일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와 인천 HD현대인프라코어 본사에서 각각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참석 주주 찬성률은 각각 99.91%, 99.24%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7월 1일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양 사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 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합병법인 HD건설기계로 공식 출범한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조4381억원과 4조1142억원이다. 이번 합병으로 HD건설기계는 매출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건설장비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HD건설기계는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를 비롯해 엔진, 애프터마켓(AM·건설기계 사후관리) 등 사업 전 영역을 고르게 성장시켜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 시너지로 매출을 배 가까이 끌어올려 글로벌 10위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콤팩트 장비 사업 확대로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건설장비 라인업을 구축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엔진 사업과 부품 교체·유지보수 중심의 AM 사업을 본격 육성한다. 또 통합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전동화·스마트 장비, 토탈 솔루션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두 회사의 합병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ISS는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자문보고서에서 합병 찬성을 권고하며 “중복되는 사업 부문을 줄이고 운영을 효율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자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HD현대 건설기계부문 관계자는 “한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