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4년 안에 건강한 일반인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이식을 고민할 전환점이 찾아올 것입니다.”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공동 창업자인 서동진(39) 박사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강연에서 BCI 기술과 관련해 이같이 전망했다.
뉴럴링크는 2016년 서 박사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8명의 신경과학자와 엔지니어가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인간의 뇌에 칩을 심어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기계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일부 창립 멤버들은 회사를 떠났지만 서 박사와 머스크는 여전히 핵심 멤버로 남아있다. 서 박사는 4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뒤 미 캘리포니아대에서 전기공학·컴퓨터·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20년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에 ‘35세 이하 혁신가 35인’ 중 한 명에 선정됐다.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최신 임상 사례도 소개했다. 미국의 전신마비 환자 놀란드가 20개월 전 뉴럴링크 칩을 뇌에 이식한 뒤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놀란드는 “뉴럴링크 덕분에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며 “이 문장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뉴럴링크는 다음 달부터 언어장애 환자가 목소리를 되찾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시각을 잃은 환자의 시각을 전극 자극으로 복원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서 박사는 BCI 기술이 신경 손상 환자의 재활 지원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결합한 학습 기억능력 강화, 단순 치료를 넘어 인간 능력 확장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휴대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했듯 BCI 기술은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 파트너인 머스크의 리더십과 관련해 서 박사는 “(머스크는)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시급성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늘 강조한다”며 ‘시급성’을 키워드로 소개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