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새’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가 개인 통산 14번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독보적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한계를 두지 않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6m30의 벽을 넘었다.
듀플랜티스는 15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30을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5m55와 5m85, 5m95, 6m00, 6m10, 6m15를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한 그는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뒤 세계신기록에 도전했다. 듀플랜티스는 6m30으로 높인 바를 3차 시기 만에 넘어서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온 그의 신기록 달성은 예정된 결과나 다름없었다. 듀플랜티스는 지난 3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실내 대회(6m27)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차례로 자신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6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 6m28, 8월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6m29를 넘은 뒤 마침내 도쿄에서 6m30까지 넘어섰다.
듀플랜티스는 2022년 유진 대회(6m21)와 2023년 부다페스트 대회(6m10)에 이어 세계선수권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대회 3연패는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부브카는 1983년 초대 헬싱키 대회부터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6연패를 달성했다.
종목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듀플랜티스는 현재 실내·외 통합 세계 랭킹 1∼14위 기록(6m17∼6m30)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듀플랜티스는 미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그레그 듀플랜티스와 육상 7종경기와 배구 선수로 뛰었던 스웨덴 출신 어머니 헬레나 사이에서 태어나 빼어난 운동 신경을 물려받았다. 그는 2020년 당시 불멸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부브카의 종전 실외 기록(6m14)을 26년 만에 깬 뒤 승승장구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2연패를 이루며 세계 최강의 위치를 지켜왔다.
듀플랜티스는 “도쿄올림픽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달리) 관중이 들어차 큰 에너지를 받았다는 차이가 있었다. 좋은 경기장과 분위기, 나의 누적된 경험이 어우러져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기록 달성은 내가 이룬 꿈 중 가장 큰 것이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