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살짝 왜곡시킨 작은 여우를 잡아라

입력 2025-09-17 00:30

“철수는 내 아들이 아니므로 내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 이 문장에 단 한 글자만 더하면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외’를 넣어 “철수 외는 내 아들이 아니므로 내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라고 바꾸면, 의미는 “철수는 내 아들이므로 내 재산을 물려준다”가 된다.

이처럼 한 글자만 바꾸면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불가능을 뜻하는 ‘Impossible’에 희망의 점 하나를 찍으면 가능을 의미하는 ‘I’m possible’이 된다. 반대로 한 점만 바꾸면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 작은 하나의 차이가 꽃밭으로도 구덩이로도 데려간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께서 금지한 것은 선악과 한 나무였다. 선악과는 우리가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동시에 완벽한 자유를 가진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귀는 ‘하나’를 ‘모든’이라는 말로 바꾸어 말한다.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그러자 졸지에 하나님이 악한 존재가 됐다. 선악과 하나만 금한 것이었는데 ‘모든’ 나무로 왜곡하니 의미가 이렇게 된다.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하면 어떻게 살겠는가. 하나님은 참 매정한 존재로구나. 그런 하나님과 더불어 어떻게 살겠니.’ 처음에는 하나님 말씀을 살짝 부분 왜곡하면서 결국에는 완전 왜곡, 즉 부정(denial)으로 귀결되게 한 것이다.

지구에서 달로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1도만 빗나가도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대서양에서 배가 출발할 때 항해사가 항로에서 2도만 오차를 내도 미국 뉴욕으로 갈 배가 보스턴으로 가버린다고 한다.

통신이나 인터넷의 경우 1초가 틀리면 큰 오차가 발생하고, 위성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1000분의 1초만 틀려도 항공기는 위험해진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거의’ 알맞은 단어와 ‘꼭’ 알맞은 단어 사이엔 반딧불과 번갯불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런 까닭에 신실한 작가는 ‘거의’가 아닌 ‘꼭’ 알맞은 단어를 찾기 위해 오늘도 탐험에 나선다.

마귀는 진리와 비슷하게 유혹한다. ‘비슷한 것’은 종종 ‘다른 것’보다 더 위험하다. 주님은 포도원을 허무는 것은 ‘작은 여우’를 잡으라고 하셨다.(아 2:15) 큰 여우는 발견하기 쉬워 잡기도 오히려 쉽다. 하지만 작은 여우는 녹록지 않다. 큰 여우 같은 사이비 종교는 성경 말씀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분별하기가 쉽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살짝살짝 왜곡하는 작은 여우 같은 이단(異端)을 분별하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사탄은 자신을 광명의 천사로 속인다고 했다.(고후 11:14) 작은 여우는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빛나게 치장하여 현혹한다.

오늘날 문제가 되는 ‘가짜 뉴스’를 보자. 완전히 거짓말을 하면 분별하기가 쉽다. 그런데 90% 거짓에 10%의 사실을 섞으면 90%의 거짓이 사실로 둔갑하고 만다. 때문에 오늘날 중요한 영성 중의 하나는 바로 ‘분별력’이다.

“내가 기도하노라. 너희 사랑을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 점점 더 풍성하게 하사 너희로 지극히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 진실하여 허물 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고.”(빌 1:9~10)

한 끗 차이를 알아차리고 분별할 총명과 지혜를 구하는 기도가 필요한 때다.

한재욱 목사(강남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