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비 촉진을 위한 숙박쿠폰 발급처로 애초 인지도가 높은 여행사 플랫폼에 더 많은 쿠폰을 배정하는 안이 검토됐지만 독과점 이슈 우려로 추진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숙박쿠폰은 지급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 최근까지 50% 이상 발급됐다. 정부는 지난달 7일 발표한 ‘지방 살리기’ 일환으로 같은 달 20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에 숙소를 예약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 주는 할인쿠폰을 발급 중이다. 해당 사업에는 온라인여행사 플랫폼 총 40개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어때’ ‘노랑풍선’ ‘G마켓’뿐만 아니라 ‘돌하루팡’ ‘미스터멘션’ ‘맘맘’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플랫폼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총 80만장의 쿠폰을 이들 플랫폼에 배포했다.
문제는 플랫폼 인지도에 따라 쿠폰 사용률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사업자 영업 비밀과 연관된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기존에 인지도가 높고 가입자 수가 많은 플랫폼에서의 쿠폰 사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발급 기간이 지나도록 숙박쿠폰이 남으면 기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그만큼 정책의 효과가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
정책 구상 단계에서는 여기어때 등 인지도가 높은 플랫폼에 쿠폰을 더 많이 배포하거나 남은 쿠폰을 쿠폰 발급 속도가 빠른 플랫폼으로 넘겨 소진되도록 하는 방안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평소 타 부처들 사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협의하기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종종 있다”며 “최근 공정위가 여기어때와 야놀자를 제재한 적도 있어 (해당 플랫폼에) 쿠폰을 더 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소비 살리기 같은 대국민 대책을 구상할 때는 부처들이 좀 더 융통성 있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