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꽂힌 기업들… 정부도 규제 없앤다

입력 2025-09-16 00:16
두산로보틱스가 15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연구소 ‘이노베이션 센터’. 분당 광교 수원 등에 분산돼 있던 연구개발(R&D) 자원을 통합한 공간으로 전체 임직원의 40%에 해당하는 80여명의 연구 인력이 실시간으로 만나 제품 개발에서부터 완성품 테스트까지 한 공간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정부가 로봇 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 정비에 나선 가운데 두산로보틱스가 15일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연구소 문을 열었다. 분산돼 있던 자사의 연구개발(R&D) 설비와 인력을 한 데 모아 대규모 혁신 허브를 구축한 것이다. 두산 외에도 현대차, HD현대, 한화 등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산업용 인공지능(AI) 로봇 개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차세대 로봇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약 2000평 규모로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분당 광교 수원 등에 흩어져 있던 R&D 자원을 통합한 공간으로 제품 개발에서부터 완성품 테스트까지 한 곳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임직원의 40%에 해당하는 80여명의 연구인력이 실시간으로 만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가장 면적이 넓은 품질 테스트 공간에서는 전원을 수천번 이상 껐다 켜도 로봇에 이상이 없는지, 최대 약 2m까지 뻗을 수 있는 로봇 팔이 물건을 들고 상하좌우로 쉬지 않고 움직여도 문제가 없는지 등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된다. 로봇의 사용 온도 범위를 넘는 극한 환경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온·습도 테스트 챔버도 마련됐다.

센터는 ‘실용적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 등도 개발한다. 여러 개의 팔을 동시에 제어해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 다양한 환경에서 센서·알고리즘을 이용해 안전한 작업을 돕는 기술, 로봇이 스스로 작업계획을 수립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 등 지능형 로봇 솔루션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산업은 정부에서도 신산업으로 지목하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분야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 대한 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2021년 미국의 로봇 전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 로봇 생산 공장 신설 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말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생산 공장에 시범 투입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화로보틱스는 최근 정부 주관 ‘AI 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선정되며 로봇 AI 비전 기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협동로봇 기반 자동화 솔루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날 위아공작기계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오는 22일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작기계 전시회 ‘EMO 2025’에서 첫 번째 협업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HD현대로보틱스도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산업용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HD현대삼호는 HD현대로보틱스 등과 휴머노이드 및 물류 자동화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