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 파견 인력 공사 현장 재투입 검토

입력 2025-09-16 00:27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SK온 제공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여파로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업체 SK온이 조만간 파견 인력을 공사 현장에 다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대거 체포된 직후 숙소 대기령을 내렸던 커머스 공장의 단기 상용비자(B-1) 소지 인력을 현장에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온은 최근 미 국무부 외교업무매뉴얼(FAM)에 근거해 B-1 비자로 가능한 업무 가이드라인을 공지했다. FAM에 따르면 B-1 비자는 비즈니스 미팅 및 회의 참석, 직원 교육, 해외에서 구매 또는 임대한 장비에 대한 설치 및 유지보수 등의 활동이 허용된다.

SK온 관계자는 “미 국무부 매뉴얼에 따라 B-1 비자로 할 수 있는 정상 업무를 공지한 것”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또는 다음 주에 B-1 비자를 소지한 인력을 사업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SK온이 공사 현장 인력 재투입 움직임을 보이는 건 현대차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1일 “구금 사태로 인해 배터리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조지아주 커머스에 있는 SK온 공장 등에서 배터리를 계속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배터리 수요의 약 60%를 SK온을 통해 충당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 이후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전기차 3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간 22GWh 규모의 커머스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SKBA)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현대차와 포드 등에 공급하고 있다. SKBA는 최근 풀 가동 상태였지만 오는 30일 미국 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와 맞물려 가동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의 배터리 수요가 넘어오면 보조금 폐지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추후 비자가이드 등이 명확해지면 조지아주 공장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허경구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