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부산 이전을 우려한 노동조합의 반발로 한동안 출근길이 막혔던 박상진(사진) 신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15일 취임 6일 만에 첫 정식 출근했다. 취임 일성으로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산은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산은 회장 자리에 임명된 지 4영업일 만의 첫 출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동기로 인연을 쌓은 박 회장은 그동안 산은 본점 대신 여의도 모처의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왔다. ‘부산 이전 완전 철폐’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한 산은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노조 측에 ‘본점 부산 이전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공공기관 지정 해제 추진 등 현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일단락됐다. 박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본점 이전 논의와 추진 과정에서 직원들이 겪은 상처를 위로한다”면서 “직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일성으로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고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수단으로서 금융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 “첨단 전략 산업 지원을 통해 한국 금융을 생산적 금융으로 바꾸는 데 산은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통 산업에 대한 생산성 제고와 산업구조 재편 지원에 관해서도 각별한 노력을 주문했다. 최근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