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취임한 이억원 ‘생산적 금융’ 동참 촉구

입력 2025-09-16 00:22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취임하고 첫 대외 일정으로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금융 대전환’에 대한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신한·하나·우리 등 8대 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을 가장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은 첨단 산업, 벤처·혁신기업, 지역경제, 재생에너지 등 더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영역으로 자금을 공급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며 “조만간 금융권과 금융 수요자, 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해 세부 과제를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취약계층과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소비자 중심 금융’의 중요성도 짚었다. 이 위원장은 “자율적·선제적 채무조정과 서민금융 상품 공급에 금융 산업이 앞장서야 한다”면서 “무엇이 궁극적인 고객 이익에 부합하는지 영업의 전 과정과 내부 통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 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을 강조하는 개념인 ‘신뢰 금융’에 동참할 것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철저히 관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과 제2금융권 연체율 안정화, 취약한 주력사업 사업재편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 조직 개편안으로 금융 당국이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소비자보호원 4개로 나뉘면서 금융권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업계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은) 통합형 체계에서 벗어나 정책·감독이 분리되고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전담 감독 기관이 맡는 다층적 체계로 개편된다”면서 “중복적인 감독 부담과 복잡한 행정 체계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는 조직 개편에 대한 입장을 담지 않았다. 다만 금융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갑작스러운 개편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과 무게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공직자로서 국가적인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정해진 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책무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