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체육대회 안전관리 매뉴얼 마련 착수

입력 2025-09-16 00:58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 복싱대회. 유튜브 중계 영상 캡처

최근 제주에서 열린 전국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제주도가 체육대회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종합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이번 주 내로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종목단체별 체육대회 개최 현황과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매뉴얼 수립에 대한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행사 안전 점검 매뉴얼’을 토대로 내용을 보강해 올해 하반기 중 구체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매뉴얼에는 대회 보조금 신청 시 안전사고 관리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대회 전 사전 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행동 지침과 감독기관인 제주도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위한 안전책임자 지정 등도 담길 예정이다.

사설 구급차를 통한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사고 발생 시 대회 개최 기관이나 감독기관이 사설 구급차 운영 업체에 자료 열람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계약 조항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 복싱대회 중등부 경기에서 중학생 선수 A군(15)이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져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A군의 부친은 구급차에 산소호흡기가 없었고, 응급실 입구를 찾지 못하는 등 시간이 지체됐다며 구급차 운영 업체에 차량 내부 영상 열람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이 과정에 복싱협회가 도움을 주지 않자 경기장에서 자해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