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실사용 데이터, 한국인 부작용 발생률 낮았다

입력 2025-09-16 00:11

지난해 말 국내에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 인지장애(MCI)’와 초기 치매에 사용해 질병 진행을 늦춰주는 신약(레카네맙)이 처음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해 주는 항체 치료제다. 대한치매학회는 지난 3월부터 레카네맙 처방에 따른 환자 실사용 데이터(RWD) 구축 연구, 일명 ‘조이 알츠(JOY-ALZ)’를 진행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연구는 향후 10년간 지속된다. 대개 신약 허가를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은 1~2년 단기간의 데이터만 제시하기 때문에 장기 안전성이나 유효성 근거가 부족하다. 또 한국인은 소수만 포함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처방받은 한국인 대상의 효과, 안전성, 내약성 연구가 필요하다. 학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000명이 레카네맙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학회 국제협력이사인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의 공동 심포지엄에서 ‘조이-알츠’ 분석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등록자는 361명이다. 데이터를 입력한 305명 중 258명이 기준에 부합해 레카네맙을 투약했다. 투약군의 58.2%가 치매, 38.9%는 경도 인지장애, 2.8%가 주관적 인지장애 환자였다.

레카네맙은 임상시험에서 오한 두통 혈압상승 같은 주사제 주입에 따른 일반적 부작용과 ‘아리아(ARIA)’로 불리는 뇌부종 및 미세 뇌출혈의 발생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실사용 분석에선 주입 관련 이상 반응은 45건(17.7%)이 발생했고 40%가 첫 번째 투여에서였다. 임상시험에서의 일반 부작용 발생률(26%)보다는 낮았다. 미세 뇌출혈은 4.7%에서 발생했지만 전부 무증상이었다. 뇌부종 발생률은 1.97%였다(증상 있는 경우 2건). 두 가지 뇌 부작용도 임상시험의 발생률(각각 17.3%, 12.6%)보다 훨씬 낮았다. 치료 효과는 짧은 기간으로 인해 분석에서 제외됐다.

레카네맙은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과 검사비 등을 합쳐 300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환자 부담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치료제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정부의 급여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