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재석 ‘진정한 영웅’… 中 추모 물결

입력 2025-09-15 01:37
해경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재석 경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 경사는 11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을 구조하던 중 사망했다. 연합뉴스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이재석 경사가 인천 옹진군 바다에서 중국 국적 노인을 구하다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14일 중국 포털 바이두와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따르면 이 경사의 사고 소식을 전하는 관영 언론의 기사와 인플루언서들의 추모 글, 이 경사가 자신의 부력조끼를 노인에게 입혀주는 영상 등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진정한 영웅’ ‘국경을 넘은 영웅’ 등으로 지칭하며 이 경사의 희생을 기렸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한국 해경대원이 갯벌에 갇힌 중국인을 구조하다 비극적으로 사망했다”면서 “중국과 한국 국민 사이에 의심과 감정이 계속 쌓여가는 가운데 한줄기 눈부신 빛을 비췄다. 우리 모두 이 빛을 기억하고 더욱 빛나게 하자”며 추모했다.

팔로어가 1473만명인 인플루언서 샤오레이도 웨이보에 “이 이름을 기억하라. 이재석. 34세 한국 해경. 11일 물에 빠진 중국 노인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건네줬지만 자신은 불행히도 조난을 당했다. 이재석! 영웅!”이라는 추모 글을 올렸다. 100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겅바이싱쥔도 “이 젊은 경찰관은 영원히 기억될 자격이 있다. 그는 34세의 나이에 70세 중국인을 구하기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쳤다”고 경의를 표했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에서 조개를 잡다가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실종된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구조된 중국인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12일 추모 성명을 내고 “이 경사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며 고귀한 직업 윤리와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했다”며 “그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김용진 해경청장에게 서한을 보내 애도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