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극우 세력의 대규모 반이민 집회가 열렸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왕국 통합’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한 이 집회에 경찰 추산 약 11만명이 참가했다. 시위대는 영국,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국기를 들고 키어 스타머 총리를 비판하는 구호와 ‘(난민) 보트 중단’ ‘본국 송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에는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극우 정치인들도 참석해 연대를 강조했다. 프랑스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는 연단에 올라 “우리 민족의 자유가 위험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화상 연설을 통해 “영국에 반드시 정부 교체가 필요하다. 다음 선거가 언제든 간에 그 시간을 더 기다릴 수 없다”며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일 총격으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를 언급하면서 “좌파가 커크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있다. 좌파는 살인의 정당이며 우리가 상대하는 이들이 바로 그런 자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올해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가 2만8000명에 달하는 등 이민 문제가 경기 침체 우려를 제치고 주요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개최됐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