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 오봉저수지 저수율 상승했지만 가뭄 해갈은 ‘아직’

입력 2025-09-14 18:28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에 13일 단비가 내리자 농민 김동창씨가 말라죽은 대파밭에서 뒤늦게 비가 온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강릉에 비가 와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2일 만에 상승했지만 아직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으로 바싹 메말랐던 강원도 강릉에 단비가 내리면서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2일 만에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일 15.6%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12일 11.5%와 비교해 4.1% 포인트 올랐다.

저수지 상류지점에 있는 강릉 닭목재, 도마, 왕산 등 지역에 이틀간 80~90㎜의 비가 내린 덕분이다. 저수율 상승은 지난 7월 23일 이후 52일 만이다. 강릉에 일일 기준 강수량이 30㎜를 넘긴 것은 7월 15일(39.7㎜) 이후 60일 만이다. 산간 지역의 물이 저수지로 흘러 들어오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저수율은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가뭄 해갈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강릉지역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41.8㎜로 평년대비 3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전날 비가 내리면서 중단됐던 소방, 군부대의 운반급수가 이날 오전부터 재개됐다. 소방차와 선박, 살수차 등 520여대가 투입돼 3만7875t의 물을 홍제정수장과 오봉저수지에 공급한다.

소방청의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투입된다. 기존 소방장비로 진압이 어려운 대형 유류탱크 화재나 국가 중요 시설의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특수 장비다. 소방 펌프차 26대가 동시에 방수하는 것과 같은 성능을 갖췄다. 남대천 임시취수장에서 끌어 모은 물을 1.2㎞ 떨어진 홍제정수장에 하루 최대 1만t 이상 공급한다.

강릉시는 전날부터 아파트 제한급수 방식을 변경했다. 저수조 100t 이상 보유 아파트를 대상으로 오전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2차례 3시간씩 수돗물을 공급한다.

지난 6일부터 아파트, 대형 숙박시설 등 123곳에 대해 오전과 오후 각 1시간씩 수돗물을 공급하는 제한급수를 시행했지만, 시행 첫날부터 단수가 이뤄진 아파트가 발생하는 등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갈수록 커졌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앞으로도 전례없는 가뭄 상황 속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