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어린 시절 교회 출석을 잘하던 자녀가 이제는 교회에 안 가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요즘 많이 들리는 고민입니다. 부모 세대에 비해 자녀 세대의 교회 출석이 현저히 떨어지는 건 이제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많은 가정이 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자녀가 “교회 가기 싫다”고 하면 부모는 야단치고 회유하고, 그것도 소용없으면 협박도 하곤 하지요. 하지만 이런 방법은 유효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기고, 부모들은 결국 자책하게 됩니다. ‘내가 신앙의 본을 보이지 못했구나’ 같은 생각들이요. 자녀를 다시 교회로 데려올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여러 측면에서 함께 고민해볼 수는 있습니다.
우선 부모 세대의 신앙생활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웁니다. 부모의 신앙생활이 책임감이나 의무감 위주로만 보였다면, 삶과 신앙 사이에 괴리가 느껴졌다면, 자녀들은 자연히 마음이 멀어질 수 있습니다. 김신식 작가의 ‘다소 곤란한 감정’에서 나온 “우리 가족은 어쩌면 신이 우울할까 봐 매번 걱정하면서 정작 자신의 우울은 챙길 줄 몰랐던 것은 아닐까”라는 반성처럼요. 부모 자신이 먼저 성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자녀에게 무엇이 중요한가 생각해야 합니다. 자녀가 ‘종교인’으로 사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종교생활과 신앙생활은 구분하기 어렵지만 굳이 하나를 고른다면 후자가 더 본질적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번 주 반드시 교회에 가야 한다’는 압박이 자녀에게 반드시 최선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신앙생활을 해왔다면, 좋은 씨앗은 이미 뿌려졌을 것을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자녀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단단해야 합니다. 좋은 관계 위에서만 자녀의 신앙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출석을 위해 관계를 해치지 마세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녀의 마음에 먼저 다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푸름 교수 (치유상담대학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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