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강원도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대해 “꼭 필요한 데 말고는 다 풀어주면 좋겠다”며 대대적인 규제 해제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 균형 발전과 공정성의 취지에서 강원도와 같은 접경지역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강원은 전국 최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북 대치에 따른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지역”이라며 “강원도와 같은 접경지역이 치르는 특별한 희생을 다 보상해드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라도 강원도에 산다는 것이 억울하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를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접경지역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휴전선 접경지역에는 엄청난 규제를 가하지 않느냐”며 “군인이 진주하고 군사보호구역을 설정해 출입도 못 하게 하면서 아무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작전성 검토의 필수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규제를) 풀 수 있는 것은 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국정 지지율은 58%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응답자의 58%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다 한 달 반 만인 지난주 60%대를 회복했으나, 한 주 만에 다시 하락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34%로 전주보다 6%포인트 올랐다.
한국갤럽은 이 대통령 지지율 변화에 대해 “지난 주말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구금된 사건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날 취임 100일을 맞았던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김영삼 대통령(83%), 문재인 대통령(78%), 김대중 대통령(62%)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4번째로 높았다. 이재명정부의 주요 정책 분야에 대한 지지도는 ‘복지’가 52%로 가장 많은 긍정 평가를 받았고, ‘외교’(47%), ‘경제’와 ‘노동’(43%), ‘대북’(35%), ‘공직자 인사’(34%), ‘부동산’(3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혁 방향이 확정된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여론은 찬성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37%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