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시 경쟁률 하락… ‘사탐런’ 등으로 안정지원 뚜렷

입력 2025-09-11 18:57 수정 2025-09-12 00:02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연합뉴스

올해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의대 경쟁률이 하락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탐구로 수험생들이 쏠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과 의대 모집인원 축소 등 불확실성이 증가해 전반적으로 안정 지원 경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서울대 수시 경쟁률은 8.12대 1로 지난해 9.07대 1보다 떨어졌다. 의예과는 10.92대 1로 지난해(13.56대 1)보다 지원자가 240명 줄며 하락했다. 고려대는 전체 수시 경쟁률 평균이 20.35대 1로 지난해(20.3대 1)와 비슷했다. 다만 의대는 22.97대 1로 지난해(30.55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올해 지원자는 1539명으로 지난해보다 508명 줄었다.

연세대는 전체 수시 경쟁률이 15.1대 1로 지난해(16.39대 1)보다 하락했다. 의대는 10.86대 1로 지난해(14.29대 1)보다 떨어졌다. 올해 지원자는 684명으로 지난해보다 216명 감소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입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상위권에서 안정 지원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먼저 ‘황금돼지띠’ 영향으로 고3 수험생 수가 많아졌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 증가로 최상위권도 안정 지원 전략을 취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의대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1500명가량 줄었다. 최상위권 의대 도전보다 합격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지원 전략을 수립했을 수 있다. 사탐런 현상으로 과학탐구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까다로워졌다. 사회탐구로 옮겨가지 않고 과학탐구를 고수한 이과 수험생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쉽지 않다.

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재수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8학년도부터 고교내신은 5등급으로 축소되고, 수능의 경우 선택과목이 완전히 사라진다. 내년이 현행 대입의 마지막 해다. 사탐런도 올해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년 입시는 올해보다 불확실성이 더 클 수 있다. 올해 수험생들이 재수를 염두에 두고 지원 전략을 짜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