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전성시대가 열렸다. 15차례에 걸쳐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나눠 가져간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건재한 가운데 박동원(LG 트윈스)의 가세로 ‘빅3 체제’가 구축됐다. 여기에 김형준(NC 다이노스)의 성장세까지 더해지며 세대교체 흐름도 본격화하고 있다.
양의지는 11일 경기 전까지 2025 KBO리그에서 0.339(442타수 150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부문 2위인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와 8리 차이다. 2019년 NC 소속으로 타격왕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만수(1984년·삼성)를 포함해 역대 세 번째 포수 출신 타격왕이 탄생할 지 주목된다.
9월 들어 타격감이 절정이다. 지난달 월간 타율 0.407(86타수 35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치른 4경기에서 0.647(17타수 11안타)를 올리고 있다.
통산 9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지난해엔 규정 이닝(720이닝) 미달로 지명타자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해는 전날까지 717⅓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최고령 포수인 강민호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으나 타율 0.273(370타수 101안타), 12홈런, 67타점으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40세 9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1000득점을 달성했다. 지난 7일에는 포수 최초로 3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동원은 다시 한번 ‘우승 포수’에 도전한다. LG는 79승 3무 48패로 2위 한화 이글스와 4경기 차 선두에 올라 있다. 그는 이적 첫해였던 2023년 팀의 29년 만에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올해도 125경기에 나서 4명의 10승 투수(요니 치리노스·임찬규·송승기·손주영)와 호흡을 맞췄다. 거포 본색도 여전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홈런 19개를 쏘아 올렸다. 3년 연속 2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99년생 젊은 포수 김형준은 커리어 하이를 써 내려가고 있다. 타율 0.242(310타수 75안타)로 지난해(0.195)보다 5푼 가까이 끌어올렸다. 홈런은 17개로 커리어 첫 20홈런을 넘보고 있다. 타점은 51개로 이미 지난 시즌(50개)을 넘어섰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주전 포수 중 도루저지율 1위(35.5%·62회 중 22회 저지)를 달리고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 프리미어12에 연이어 승선하며 차세대 대표팀 안방마님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