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관찰하며 변화의 흐름을 예견하는 ‘시대 관찰자’ 송길영 작가가 ‘경량 문명’을 들고 나왔다. 송 작가는 1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신간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년간 인류가 쌓아왔던 문명이 힘을 다하고, 새로운 문명이 올라오고 있다는 걸 선포하고 싶다”면서 기존의 문명을 ‘중량문명’으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새로운 문명을 ‘경량문명’으로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대마불사(大馬不死)’가 아닌 ‘대마필사(大馬必死)’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 ‘중후장대’ 기업이 수조 원을 투자해 산업단지를 만들고, 많은 인원을 뽑아 생산성을 올리는 것이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크기만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조직이 변신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큰 말은 오히려 죽기 쉬워졌다”고 강조했다.
대신 AI로 무장한 개인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고 했다. 큰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조직은 작아져야 하고, AI로 무장한 개인은 커지는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 작가는 “AI의 도움을 받아서 개인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를 잘 활용하는 등) 경량문명을 주도하는 개인에게는 AI가 따뜻할 수 있지만,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분에게는 경량문명이 굉장히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거운 유형자산에서 가벼운 무형자산으로 성공을 이끄는 국내 대표적 분야로 K컬처를 꼽았다. 송 작가는 “K컬처는 이제 시작이다. 한류가 수혜를 얻었지만, 이렇게 글로벌하게 세련되게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크를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만 AI 시대에 예전 방식을 고수한다면 홍콩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K컬처 역시 금방 식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양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걸 수용하며, 로컬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K컬처 산업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