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뒤 ‘2등’ 노리는 OTT들, 이번엔 ‘광고 요금제’ 경쟁

입력 2025-09-12 00:16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넘버 2’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1위 넷플릭스를 따라 티빙과 쿠팡플레이, 웨이브까지 광고 기반 요금제 내지 서비스를 출시하며 틈새 가입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가격 인하 전략은 소비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 효과적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게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OTT 플랫폼 웨이브는 다음달 1일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구독료를 할인하는 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추가되는 상품은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와 티빙의 콘텐츠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웨이브X티빙 더블 광고형 스탠다드’ 등 2종이다. 두 상품 모두 FHD(Full-HD) 화질에 기기 2대 동시 시청을 지원한다.


웨이브가 합류하면서 국내 OTT 점유율 1~4위 플랫폼은 모두 광고와 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넷플릭스가 2022년 11월 가장 먼저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3월에는 티빙이 국내 업체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6월부터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회원이 광고를 시청할 경우 콘텐츠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가격 장벽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업계 ‘2위’를 향한 싸움은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1명당 평균 2.34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다른 플랫폼들은 남은 자리 ‘1개’를 두고 다퉈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광고형 요금제는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광고 요금제 도입 2주년을 맞아 “현재 광고형 요금제를 지원하는 국가에서는 신규 가입자의 50% 이상이 해당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짝 효과’가 아니라,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콘텐츠 자체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OTT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플랫폼 선택 기준은 ‘콘텐츠 다양성’이 20.3%로 가장 높았다. ‘이용 요금 적절성’은 19.1%로 그 뒤를 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의 경우 이달 말부터 넷플릭스와 공급 계약을 맺은 SBS 콘텐츠가 빠지게 되면서 아쉬움이 큰 상황”이라면서 “결국 ‘볼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가입자 방어가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