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말 4000 가능… 실질 성장 동력 확보 중요”

입력 2025-09-12 02:12
11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90%(29.67포인트) 오른 3344.2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윤웅 기자

코스피가 연이틀 신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발 반도체 훈풍이 이어지며 장중·종가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금리 인하 국면에 국내 자본시장 부양 정책 강화로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상승 동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67포인트(0.90%) 오른 3344.20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314.53)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장중 최고치도 3344.70까지 올라 역시 전날 최고치(3317.77)를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3024억원, 80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는 이틀 연속 차익실현에 나서며 1조1313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강세였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로 알려진 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실적 호재에 SK하이닉스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반대로 은행·증권주는 대체로 약세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을 50억원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보고 차익실현에 나섰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집중된다. 일단 증권가의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단 전망치는 3500~4000으로 긍정적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추진되고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전체에 돈이 풀리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2021년 코스피가 3300까지 올랐을 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배였는데 현재 기준에서 코스피 1.4배를 계산해보면 4000”이라며 “대장주인 미국 증시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못 오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KB증권은 “미국 정부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질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달러 약세로 이어진다”며 “장기적인 달러 약세와 저유가, 저금리 조합은 제조업 강국, 신흥국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단순히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효과 등 이벤트만으로 코스피가 5000까지 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내년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도 기업의 추가적인 투자나 경제지표 개선이 없으면 상승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는 코스피 상승의 첫 번째 단계인 자본시장 구조 개혁 시기이고 연말까지 이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내년에 기업 이익 증대가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증시가 우상향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장은현 이광수 기자 eh@kmib.co.kr